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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 후기 │ 오즈의 이면을 만나다, 마녀는 정말 나빴을까?

by 리포터장 2026. 1. 3.

뮤지컬 위키드 포스터
뮤지컬 위키드 포스터

뮤지컬 《위키드(Wicked)》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브로드웨이 대표 뮤지컬입니다.
기존의 동화 속 이야기를 새롭게 뒤집어 보는 이 작품은, '마법사 오즈'에 등장하는 두 마녀 엘파바와 글린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공연의 줄거리와 무대, 음악,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개인적인 감상과 메시지를 중심으로 《위키드》 관람 후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존 동화의 재해석, 오즈의 또 다른 이야기

우리가 알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는 착한 마녀와 나쁜 마녀, 겁 많은 사자,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동화입니다.
하지만 《위키드》는 이 고정관념에 의문을 던집니다. "과연 마녀는 정말 나쁜 존재였을까?"

뮤지컬은 초록 피부를 가진 '엘파바'와 금발의 인기녀 '글린다'가 학교에서 처음 만나 경쟁과 갈등을 거쳐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두 사람은 외모, 성격, 가치관 모두 달랐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정의를 추구하며 성장하고,
결국 세상의 편견과 체제 속에서 각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는 입체적인 성장 서사를 보여줍니다.


무대와 연출, 완벽한 판타지 구현

《위키드》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시각적으로 완성도 높은 무대 연출입니다.
공중을 날아다니는 엘파바, 커다란 시계 톱니 장치, 마법 같은 조명과 특수 효과는 오즈의 세계를 현실처럼 느끼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1막 마지막을 장식하는 넘버 〈Defying Gravity〉에서는 무대 중앙에서 엘파바가 떠오르며 부르는 장면이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조명과 무대 세트, 의상 하나하나가 마법과 환상이라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완벽히 뒷받침하며, 현실과는 다른 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합니다.
매 장면이 마치 한 편의 그림처럼 구성되어 있어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 감정이 전해지는 무대

제가 관람한 회차의 엘파바 역 배우(손승연)는 묵직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선을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초반에는 사회에 소외된 외로운 인물이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강인함과 용기를 드러내며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글린다 역 배우(정선아)는 밝고 사랑스러운 에너지로 극의 분위기를 밝게 끌어가면서도, 갈등과 혼란 속에서의 내면 연기를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 또한 훌륭했으며, 우정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극을 자연스럽게 이끌어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내가 정선아 배우의 열렬한 팬인데, 저도 이 공연을 보고 난 뒤 정선아 배우의 팬이 되었습니다. 정선아 배우는 특유의 맑은 목소리와 탄탄한 가창력을 바탕으로 글린다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조연들의 연기도 탄탄했습니다.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 있고, 무대 위에서 단순히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넘버들

《위키드》는 뮤지컬 넘버가 매우 강렬한 작품입니다. 대표곡인 〈Defying Gravity〉는 물론이고,

  • 🎵 〈Popular〉 – 글린다가 엘파바에게 인기를 가르치려 하는 유쾌한 넘버
  • 🎵 〈For Good〉 – 마지막 장면에서 두 주인공이 부르는 우정의 이별곡

모든 곡들이 단순한 삽입곡이 아닌, 이야기의 핵심 메시지를 음악으로 전달하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며 들을 수 있어 더욱 몰입감이 컸고, 공연이 끝난 후에도 OST가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습니다.


위키드가 남긴 메시지

뮤지컬 《위키드》는 단순한 판타지나 동화의 뒤집기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편견’과 ‘선입견’, ‘다름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현대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초록색 피부 때문에 배척당한 엘파바는, 결국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세상의 불의를 외면하지 않는 길을 택합니다.
반면, 모두에게 사랑받는 글린다는 체제의 일부가 되기를 선택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엇이 옳은지를 계속 고민합니다.
이들의 선택은 선과 악이 명확하게 나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진심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즉, 이 작품은 관객에게 “우리는 얼마나 쉽게 타인을 오해하는가?”,
“진짜 옳은 선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생각할 거리를 남깁니다.


마무리 감상

《위키드》는 단순한 브로드웨이 히트작이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음악, 무대 예술의 조화가 빛나는 작품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겐 강렬한 인상을, 두 번째 보는 사람에겐 더 깊은 메시지를 전하며,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와 울림을 안겨줍니다.

관람을 마친 후, 많은 장면이 계속 떠올랐고, 특히 엘파바의 선택과 글린다의 마지막 대사는 제 삶에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화려한 무대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이야기와 메시지 덕분에, 저는 이 공연을 단순한 ‘관람’이 아닌 하나의 경험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작품이 끝난 후에도 내가 어떤 ‘엘파바’로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다수가 옳다고 믿는 길이 아니라, 내 안의 신념을 따르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죠.
겉으로 보이는 선과 악, 옳고 그름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라는 메시지가 공연장을 나온 뒤에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 본 후기는 2026년 기준 공연 관람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회차별 캐스트와 연출은 시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